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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자 200만 명…미국 내 6번째로 많아

한국이 멕시코, 인도, 중국 등에 이어 미국에 6번째로 이민자가 많은 국가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22일 발표한 미국 이민자 통계에 따르면 1965년 이후 미국에 유입된 이민자들을 국가별로 조사한 결과 2022년 기준 멕시코 출신 이민자 인구가 1780만 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중국(427만5000명), 인도(415만 명), 필리핀(275만 명), 쿠바(207만5000명) 등의 순이다. 한국 출신 이민자는 200만 명으로, 6번째로 많다.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는 전체 해외 출생 이민자(4590만 명)의 23%인 1100만 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1년 전 조사의 1050만 명에서 50만 명이 증가한 규모다.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 출신이 405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 출신은 전년 대비 1만 명이 증가한 11만 명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경우 2021년 불법 이민자가 전년 대비 1만 명 늘었지만, 최근 10년간의 추이와 비교해 보면 평균보다 감소한 수준이다. 한국 출신 불법 이민자 수는 2010년 20만 명을 기록한 뒤 2011년부터 16만~19만 명으로 유지됐었다. 그러다 강경 반이민 정책을 펼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첫해인 2017년 15만 명 선으로 줄어든 후 5년간 꾸준히 감소해왔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미국 이민자 최다 이민자 아시아계 이민자 라틴계 이민자

2024-07-24

[중앙칼럼] 묘지마저 모퉁이로 내밀린 아시안 이민자

아시아계 이민 사회도 미국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 그런데도 가장자리로 밀려나야 했다.    포틀랜드에서 모퉁이로 내밀렸던 그들의 이야기를 취재 수첩에 빼곡히 적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반면, 묘비는 말하고 있다. 인생이 응축된 흔적이라 그렇다.     포틀랜드 지역 론 퍼(Lone Fir) 묘지 구석 자리엔 ‘블록 14’로 불리는 구역이 있다. 묘비조차 없는 곳이다. 중국계 이민자의 역사가 영원히 지워질 뻔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은 중국계 초기 이민자들이 묻혀있던 땅이었다. 1867년부터 1927년까지 중국계  2892명이 묻혔다.     정부가 이 땅을 콘도 단지로 개발하려 하자 중국계 커뮤니티가 막아섰던 과정을 최근 취재했다. 이는 이민자들의 단순한 투쟁기가 아니다.   블록14는 론 퍼 묘지 내에서도 끄트머리에 자리하고 있다. 묘지마저 이방인 취급을 받는 구역이었다. 그들은 죽어서까지 외면받는 처지였던 것이다.   중요하다면 절대로 지울 수 없다. 블록 14를 갈아엎으려 했던 이야기는 모퉁이 땅에 묻혀있던 아시아계 이민자의 역사를 주류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이민자는 미국 역사의 전체 맥락에서 그런 식으로 모퉁이 취급을 당했다.   중국계는 그러한 인식에 반기를 들었다. 차별보다 심각한 건 배제다.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물리적 압박을 가하는 행위보다 더 무서운 건 역사에서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는 일이다.   중국계 이민자들은 그 지점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민사의 흔적을 보존하기 위해 중국계 커뮤니티가 지난한 투쟁을 벌였던 이유다. 이번 기획 기사의 목적은 묘지라는 상징적 공간을 통해 주류 사회내 암묵적인 아시안 차별 인식의 기저까지 접근해 보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계 이민자가 오리건 주에 처음 도착한 것은 1851년이었다. 그들은 철도를 놓고, 도로 건설과 강둑을 짓는 힘든 일에 동원됐다. 이민자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리건은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지 못했을 터다.   현재 포틀랜드의 중국계는 이민  4~5세대가 대부분이다. 이미 그들의 언어를 잃은 지도 오래됐다. 하지만 블록 14의 보존 과정에는 언어는 잃었어도 정체성과 이민 역사마저 잃을 수 없다는 그들의 절박함이 배어있다.   실제 포틀랜드 지역 차이나타운은 본연의 색이 희미해진 지 오래다. 아니 사실상 흔적만 남아있다. 너덜너덜해진 색바랜 한자 간판이 텅 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포틀랜드 중국계 이민자들의 이야기는 한인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곧 우리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았다. 한인 사회에도 이미 언어를 잃은 2세, 3세대가 생겨나고 있다. ‘한인타운’의 개념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한인들의 생활권이 넓어지면서 더는 한인 다수 거주 지역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지리적으로 한인 사회의 구심점이 됐던 시대도 지났다.   미주 한인 이민 역사는 올해로 120년에 이른다. 이 시점에 우리는 자문해봐야 한다. 이민사를 유지하고 보존하려는 열망이 있었는지 말이다. 변변한 박물관 하나 없는 게 한인 사회의 현실이다.     한인 이민자가 미국 역사에 어떻게 공헌했는지도 깊이 있게 연구해봐야 한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남기고, 알리는 작업 역시 필요하다.     오늘의 현실도 미래에는 흔적이 된다. 역사의식이 없다면 그 흔적마저 사라지고 만다. 한인들의 이민 역사도 얼마든지 블록 14처럼 강제로 지워질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고 미국 문화에 젖어 살더라도 역사만은 잃어선 안 된다. 블록14의 이야기는 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서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가려면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한다. 단순히 증오범죄 현상을 규탄하는 팻말보다 중요한 건 미국 역사 속에서 한인 이민자가 어떤 존재였는가를 알려야 한다.     포틀랜드의 중국계 커뮤니티가 지켜낸 건 단순히 땅이 아니었다. 그들의 이야기, 곧 이민자들의 역사였다. 장열 / 사회부 부장중앙칼럼 모퉁이로 아시안 아시아계 이민자 초기 이민자들 한인 사회

2023-11-12

모퉁이로 내밀린 아시안(1) 지워질 뻔한 묫자리…굴곡의 땅 지켜낸 이민자

인간은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묘지는 삶이 마지막으로 다다르는 곳이다. 묘비는 이야기다. 인생을 함축한 흔적이다. 후세는 거기에서 앞서간 이들을 기린다. 이 당연한 일이 아시안에겐 사치였다. 이방인으로 여겨진 이민자는 죽어서도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는 아시아계 이민자의 그늘진 역사가 있다. 서러운 망자들의 이야기가 영원히 지워질 뻔했던 곳이다.     포틀랜드의 하늘은 푸른색을 잃었다. 땅은 부슬비로 젖고 있다. 파란 풀 내음만 도드라진다.   21일 오전 10시, 포틀랜드의 론 퍼(Lone Fir) 묘지다. 1855년 조성된 이곳(약 30에이커)엔 2만 명 이상이 잠들어 있다. 진녹색 이끼가 묘비에 새겨진 이름마저 가렸다. 육중한 시간의 무게를 품은 공간이다.   빈 땅이 시야에 들어왔다. 가득한 잿빛 묘비들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가까이 가니 손바닥 두 개 크기 정도의 돌 표식(사진)이 땅의 존재를 알린다. 'Block 14'.     돌 표식은 무성한 잡초 사이에 박혀 있다. 무릎을 꿇고 봐야 할 정도다. 표지판이 뒤에 세워져 있다.     '이곳은 버려진 땅이 아닙니다. (This is not an empty field)'     현재 론 퍼 묘지의 땅은 오리건주 정부 기관인 메트로(Metro) 소유다.   메트로의 한나 에릭슨 마케팅 담당자는 "한때 이곳은 한자가 새겨진 묘비석으로 붐볐던 구역"이라고 소개했다.     한자는 곧 중국계를 가리킨다. 그는 이어 "14구역은 1867년부터 1927년까지 오리건주에서 철도 노동, 통조림 공장, 광산, 농장 등에서 일했던 중국계 이민자 2892명이 묻혔던 장소"라고 말했다.   철조망 너머는 찻길이다. 모리슨 스트리트와 20가 교차로에 있는 14구역(약 1에이커)은 론 퍼 묘지에서 남서쪽 끄트머리에 있다. 가장 구석진 자리다.   오전 11시, 고요했던 이곳에 하나둘씩 주민이 몰려들었다.   메트로가 오리건중국인통합자선협회(CCBA), 중국계미국인시민연합(CACA) 등과 함께 진행하는 공청회에 온 이들이다.   이곳에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모 정원이 조성된다. 공청회는 정원 디자인 두 개를 놓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9년 유권자들이 채권 발행을 승인하면서 메트로가 400만 달러를 투입,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14구역은 굴곡의 땅이다. 1948년이었다. 론 퍼 묘지를 소유했던 멀트노마 카운티 정부가 구획 변경을 위해 CCBA에 유해 발굴을 요청한 뒤 땅을 갈아엎었다. 당시 256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카운티 정부는 더는 유해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 위로 정부 건물(모리슨 빌딩.1953년 완공)과 주차장이 들어섰다. 14구역은 건물이 철거(2005년)되기까지 무려 50년 이상 콘크리트로 덮여 있었다.     카운티 정부는 지난 1997년 14구역 부지만 제외하고 묘지 소유권을 메트로에 넘겼다. 이어 2004년에 이곳에 있던 정부 건물을 허물고 콘도 단지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엔 중국인 커뮤니티가 가만있지 않았다.   포틀랜드리패밀리협회 마커스 리(70) 이사는 중국계 혼혈로 4세대 이민자다. 추모 정원은 중국계 커뮤니티의 숙원이었다. 이민 선조의 역사를 보존하려는 열망이었다.   그는 "중국인 커뮤니티가 모두 나서 '유골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부지 개발을 강력히 반대했다"고 말했다. 역사가 두 번이나 지워지는 것을 바라만 볼 수 없었다. 땅을 지켜내야 했다.   포틀랜드 지역 CCBA는 설립(1890년) 때부터 중국인 이민자들의 매장을 도왔다. 전통 관습에 따라 유해를 상자에 담아 고국에 보내는 일도 했다. 14구역에 아직도 유해가 남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건 기록뿐이다.     CCBA 닐 리 회장은 "포틀랜드엔 1800~1900년대 서부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었다"며 "우리 단체는 역사적으로 장례를 도왔기 때문에 이곳에 묻혔던 중국인 이민자들의 목록을 모두 보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카운티 정부는 반발을 외면할 수 없었다. 지난 2005년 1월 자체적으로 전문가들을 섭외해 고고학 분석을 진행했다. 중국계 커뮤니티의 주장이 결국 옳았다. 한자가 새겨진 도자기 및 묘비 조각 등 유물은 물론이고, 더는 없을 것이라던 유해까지 발견됐다.   CACA 헬렌 잉 회장은 "그때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유해가 나왔다"며 "이는 14구역 개발이 중단돼야 한다는 점을 모두에게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그 순간부터 이곳은 개발이 아닌 보존 돼야 할 땅이 됐다. 카운티 정부는 즉각 개발 계획을 중단했다. 14구역의 소유권도 메트로에 넘겼다. 2007년의 일이다.     에릭슨 마케팅 담당자는 "14구역 이야기는 미국 역사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과 그들의 공헌이 지워지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추모 정원 프로젝트는 어쩌면 역사가 지워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지역 정치인과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메모지에 주민들이 손수 세세하게 적은 의견들을 살펴봤다.     알로(Arlo)라는 다섯 살짜리 아이는 작은 손으로 이렇게 썼다.     '뭔가 아이들도 놀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겠어요.'     아시안의 묫자리는 가장자리였다. 그렇다고 삶까지 모퉁이는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 역시 존중받아야 할 미국의 역사다. 관련기사 보는 이 없는 기록물…낡은 벽이 이민사 전시장   포틀랜드=장열 기자ㆍ사진 김상진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이민자 포틀랜드 오리건주 포틀랜드 아시아계 이민자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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